예쁜시 * 글 · 예쁜 편지지

세월 *

° 키키 ♤ 2011. 10. 15. 23:59

 

 

 

 
 
 

 
세월 ... 도종환
 

 
여름 오면 겨울 잊고
가을 오면 여름 잊듯
그렇게 살라 한다

 
정녕 이토록 잊을 수 없는데
씨앗 들면 꽃 지던
 
 
일 생각지 아니하듯
살면서 조금씩 잊는 것이라 한다

 
여름 오면 기다리던 꽃
꼭 다시 핀다는 믿음을
 
 
구름은 자꾸 손 내저으며
그만두라 한다
 
 
산다는 것은
조금씩 잊는 것이라 한다

 
하루 한낮 개울가 돌처럼
 부대끼다 돌아오는 길
 
 
흔들리는 망초꽃
내 앞을 막아서며
 
 
잊었다 흔들리다
그렇게 살라 한다

 

 

흔들리다 잊었다

그렇게 살라 한다

 

 

 
 
 
출처: 블로그>토끼  글쓴이 : 가여운 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