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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 걷다 보면.

° 키키 ♤ 2011. 8. 24. 23:14


묘한 일이다.

걷다 보면 그 모든 증오, 미움, 한탄, 연민이 다 부질 없이 느껴진다.

송곳 하나 꽂을 틈 없던 가난한 마음밭이 어느덧 넉넉해진다.

흙탕물로 뿌옇던 마음의 호수는 앙금이 가라앉으며 어느새 말갛게 되었다.

자연이 주는 위로와 평화는 훨씬 따듯하고 깊었다.

보이지 않던 꽃들이, 눈에 띄지 않던 풀들이, 들리지 않던 새소리가

천천히 걷는 동안에 어느 순간 마음에 와 닿았다. 

걷기는 온몸으로 하는 기도요, 두 발로 추구하는 선(禪)이었다.

 

 

by 오치골 아저씨.


출처 : 마음이 꽃이라면 말은 향기겠지요.
글쓴이 : 오치골 아저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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